바닥정리

바닥을 쳐야 올라간다. 이 말은 주식시장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두번 바닥까지 내려가는 경험을 하게된다.
바닥은 헤어나 올수 없는 수렁에 빠진 상활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어서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닥의 경험에서 고독을 느낀다면 이는 바닥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다시 도약하는 에너지를 얻는 일이다


정호승 시인의 시를 보면 더욱 그렇다.


'바닥에 대하여'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이 시는 나락에서, 절망과 좌절의 목전에서 다시 일어서는 굳센 의지를 보여주는 시가 아니다.
바닥으로 가는 길은 밀려서 가는 것이 아니다.
그냥 걸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가는 사람에게 바닥은 없다.
발이 닿는 바닥은 없다. 그러니 되돌아 가는 것이란 것이다.
없기에 있고 보이지 않기에 보인다. 는 말은 그냥 가는 사람, 그냥 하는 사람에게
보이는 것이다.

홀로서 있으면 바닥이 보인다.
정리해야 할 바닥이 마음에 들어온다.
삶의 바닥, 공간의 바닥, 생각의 바닥을 정리해야 한다.
바닥을 정리하는 잃은 바닥을 만드는 일이다.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일을 이루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두가지 문제가 있다.
'어떻게, 언제' 하는가다.
언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지금 이 순간이다.
하지만 '어떻게' 라는 질문에 답은 우리가 찾아야 한다.
사람들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 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면 늦은 것이다.
그러나
바닥을 정리하는 일은 늦은 때란 없다. 바닥은 늘 우리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 주어지는 바닥을 정리하는 일,
인생의 공간을 넓혀가는 일이다.
독일 사람들은 길가다 넘어진 사람을 보고도
'잘 정리되었느냐고' 말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