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서 피는 꽃 - 자극과 반응사이

살아있는 것은 자극을 받으면 어떤 형태로든 반응이 일어난다.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이 운동법칙에 예외 일 수 없다.
자극과 반응사이에는 간격, 즉 공간이 있다.
공간이 넓으면 반응의 속도가 느리며 공간이 적으면 반응이 바로 일어난다.
자극과 반응사이의 공간은 경계와 경계사이에 존재한다.
그리고 경계는 구분하고 나누고 분류하는 기준이 된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경계가 있다.
인간, 사물, 자연, 정치. 역사, 문화에 이르기까지 경계로 구분되어 있다.
그리고 인간은 수동적으로 경계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능동적으로 경계를 만들기도 한다.
구분이 되는 경계는 너와 나, 즉 사람과 사람사이의 간격을 만든다.
자극과 반응의 경계에 있는 그 공간 안에서 인생의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잃어난다.
반응의 선택은 자극과 반응의 경계, 그 공간 안에서 이루어진다.
경계의 공간에 머무를 곳이 없으면 분노와 좌절의 꽃이 필 수 있다.
욱! 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마음의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고통의 자극과 반응사이에 공간이 없으면 목숨을 버릴 수도 있다.
경계에 있으면 흑백의 논리에 지배 받지 않는다.
따라서 경계의 공간이 넓은 사람은 사유가 보다 유연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

삶의 경계에도 공간을 만들면 쉼이 있다.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공간이 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만들어진 공간(경계)에 정리의 꽃을 피우고 가꾸는 일은 삶을 정리하는 일이다.
경계의 공간에서 꽃이 피는 이유는 일방적으로 구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의 정리를 통해서 얻어지는 여백은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다.

공간정리는 물건과 물건의 경계에 공간을 만들고 꽃을 피우게 하는 일이다.
물건과 물건사이에 공간을 만들고 꽃을 심고 배치하는 공간정리 디자인, 그리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공간을 만들고 꽃을 심고 가꾸는 삶의 정리 디자인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일은 함께 해야 한다.
자극과 반응은 늘 너와 나, 그리고 그들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