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꽃봉오리 인 것을 나는 가끔 후회한다.

다음의 시는 정현종 시인의 ‘모든 것이 꽃봉오리 인 것을’ 의 일부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 인 것을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지 ... 중략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 은 시에서 우리가 최선을 다하면서 살면
그때 그 일이, 그때 그 사람이, 그때 물건이, 노다지 이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우린 늘 활짝 피기를 기다리는 꽃봉오리를 앞에 두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친 욕망이 되면 무거움에 짓눌려 고통의 고난의 인생을 살게 된다.

정현종 시인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 시인은 가볍게 사는 인생을 말하면서
깃털처럼 가벼운 삶을 추구한다고 했다.
가벼움, 그건 욕망을 내려놓는 것이며 이는 곧 자기를 개별화시키는 것이다.
자신을 쪼개 보는 것 얽혀 있는 것을 분리해 본 것이다. 내려놓기 위해서
우선 분류하고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질없는 욕망과 집합을 건 건별로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정리되면 가벼워진다. 깃털처럼 가벼우면 하늘을 날 수 있으리라
공간을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으리라
물건 정리는 가벼움을 추구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인생정리는 가벼움을 추구하는 일이다.
시인이 추구하는 가벼움은 구속의 무게를 털어 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희망을 가지고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 인 것을’ 믿고 조용히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