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풍경과 정리

음악가 양방언, 차마고도 다큐멘터리 음악을 작곡한 뮤지션은 '음악 속에 풍경이 있다.' 는 말을 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우리말에는 본다. 라는 말이 많이 사용된다. 음악을 들어본다. 밥도 먹어 본다. 무엇을 해본다. 등등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린 본다고 말을 한다.
클래식 음악을 듣다보면 풍경이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들으면 숲속의 잔잔한 호수의 물결이 일렁이는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설악산 오색약수를 지나면 주전 계곡이 나온다.
조선시대 위조 주화를 만들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계곡은 연두와 초록의 물결이 연갈색의 바위들과 함께 오르고 내렸다.
산굽이를 돌아설 때마다 새로운 얼굴로
단장하고 나타나는 풍경에 30분 예상 했던 아침산책이 80분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걸었다.

'자연풍경에는 과함이나 모자람이 없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있어 아름답고, 거기에 있어 안성맞춤이다.
바위와 암벽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었다.
산갈 나무, 전나무, 소나무, 서어나무. 참 동백나무, 산 목련이라 부르는 함초롱 나무 등 수 많은 나무들,
그리고 이름 모를 야생초 들은 늘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정리, 공간 큐레이팅,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자기가 있어야 그 곳에서 풍경이 되는,
그래서 바라보고 느끼는 사람이 편안함과 행복한, 그런 공간으로 정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자연풍경 공간정리 큐레이팅"
오색약수 주전골 계곡을 돌아 나오면서 생각해 본다.
사람도 자연풍경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큐레이팅 해보면, 그리될까 모르겠다.